[부산 화명동 명지 연산동 타일하자보수 수리 업체] 벽·담 틈 생기고 타일 떨어져..주민 "사격 훈련 진동·소음 피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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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때도 괜찮았는데..포항 군사격장 인근 주민 '일상이 고통'

벽·담 틈 생기고 타일 떨어져..주민 "사격 훈련 진동·소음 피해 심각"

갈라진 벽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김명희씨 집 안의 벽이 갈라져 있다. 김씨는 인근 수성사격장의 군부대 훈련으로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2021.7.13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집 구석구석 안 갈라진 곳이 없습니다. 포만 쏘면 집이 얼마나 흔들리는지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사는 김명희(65)씨는 집안을 안내하며 "일상이 고통"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 집은 군 당국이 1965년부터 조성해 운영 중인 수성사격장 입구와 2㎞ 떨어져 있다.

부엌에는 격자 형태로 금이 가 있고 안방에는 창문틀 주변으로 금이 가 있었다.

화장실과 천장 곳곳도 갈라져 있었다.

김씨는 "2019년 사격훈련을 할 때 많은 폭약을 터뜨린 적 있는데 그때 집 곳곳에 금이 갔다"며 "최근 소음측정을 위해 사격훈련을 하면서 더 심하게 갈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씨뿐만 아니라 대다수 수성리 주민은 사격훈련에 따른 진동으로 집이 갈라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수성사격장은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수성리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졌다.

해병대, 육군 등이 전차, 자주포 등 사격훈련을 했고 방위산업체는 폭약 등을 시험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주한미군이 그동안 경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하던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이곳에서 했다.

주민들은 각종 화기 훈련에 따른 불발탄이나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떨어진 타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마을회관에 타일이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인근 수성사격장의 군부대 훈련으로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2021.7.13

김씨 집 인근에 있는 수성리마을회관도 상태가 비슷했다.

마을회관에 붙은 타일은 곳곳에서 떨어져 있었고 외부 화장실의 벽도 갈라졌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로 어긋나 있었다.

정서기 수성리 이장은 "지난달에 소음 측정을 위한 훈련을 한 뒤 타일이 떨어졌다"며 "일부러 치우지 않고 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건물이 낡아서 벽이나 담에 금이 가거나 틈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음에도 2019년 폭파 훈련 때 집이나 담이 갈라진 뒤 헬기 훈련에 따른 진동 등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떨어져 나간 타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마을회관에 타일(파란색 원)이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인근 수성사격장의 군부대 훈련으로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2021.7.13

수성리 마을 입구에 있는 김모(65)씨 집은 지은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벽이 갈라졌고 신발장이 어긋나 있었다.

김씨 집 바로 옆 주유소도 2019년 훈련 때 화장실 벽과 담에 금이 간 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김씨는 "집 근처 지방도에 사격장에 오가는 탱크 진동이 엄청나다"며 "2016년 경주지진이나 2017년 포항지진 때도 피해가 없었는데 사격훈련을 하면서 피해가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갈라진 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한 집 벽이 갈라져 있다. 주민은 인근 수성사격장의 군부대 훈련으로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2021.7.13

이렇게 피해가 이어지자 장기면 주민과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지난 1월 주민 2천800여명 서명을 받아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하고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지난 6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포항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주변에서 해병대와 미군의 전차, 박격포, 헬기 등 사격에 따른 소음을 측정했다.

주민들은 소음 측정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소음 측정을 핑계로 올해 해야 할 훈련을 전부 진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소음 측정 때 평소와 달리 일부러 측정 장치에서 먼 곳으로 이동한 뒤 사격해 소음을 줄였다고 의심한다.

조현측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장은 "권익위가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국방부에 평소처럼 사격하라고 했지만 미군 아파치헬기는 평소 위치나 고도와 달리 측정 장비에서 떨어진 곳에서 사격훈련을 했고 군 당국도 폭파훈련을 사격장 안쪽에서 했다"며 "전과 달리 이번에는 마을에서 안 보이는 곳에서 사격해서 결과적으로 소음이 크다는 우리 말이 거짓말이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을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난청 질환자가 많고 야간 훈련에 따른 소음과 진동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정 이장은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며 "전에는 오후 9시 정도면 야간 훈련이 끝났는데 이번에는 오후 11시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새벽 1시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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